세종 화덕피자·파스타 맛집 피제리아무로, 통창 분위기까지 좋은 금남면 레스토랑
세종 금남면 장재리 화덕피자·파스타 레스토랑 피제리아무로(MURO) 방문기. 포르마지 피자, 부라타 아마트리치아나, 만조 크림파스타를 9살 아이와 먹어본 맛과 가격, 주차·웨이팅 정보까지 다녀온 사람 시선으로 정리했다.
논밭이 펼쳐진 세종 금남면 한복판에 뜬금없이 석재로 마감한 2층 건물이 서 있다. 옥상에 큼직하게 박힌 검은 글씨 ‘MURO’. 화덕피자와 파스타를 하는 ‘피제리아무로’라는 집이다. 소문을 듣고 토요일 9살 아이를 데리고 찾아갔다.
결론부터 말하면 또 오고 싶은 집이 됐다. 왜 그런지, 무엇을 먹었고 얼마가 나왔는지 차근히 적어본다.
🅿️ 금남면 논밭 한가운데, 그런데 주차는 넘친다
주소는 세종 금남면 장재리 388-2. 내비에 ‘피제리아무로’로 찍고 가면 된다. 시내 한복판 맛집처럼 골목을 헤맬 일이 없다. 건물을 통째로 두른 자체 주차장이라 자리 걱정은 접어도 된다. 우리가 갔을 때도 주차장이 절반 넘게 비어 있었다.
가족 단위로 움직일 때 주차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그날 기분을 좌우한다. 그런 면에서 이 집은 시작부터 마음이 편했다.
웨이팅 팁 하나. 우리는 브레이크타임이 끝나는 오후 5시에 맞춰 도착했는데, 대기 없이 바로 앉았다.
주말에 웨이팅을 피하고 싶다면 저녁 영업을 여는 시간을 노리는 게 확실하다. 아이랑 줄 서서 기다리는 것만큼 진 빠지는 일도 없으니까.
🏛️ 통유리로 쏟아지는 빛, 넘치지 않는 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어두운 톤의 천장과 바닥이 먼저 눈에 들어오고, 그 사이를 양쪽 통유리가 환하게 갈라놓는다. 창밖으로는 아파트 단지와 초록 공원이 그대로 걸린다. 어둑한 실내와 밝은 창밖이 만드는 대비 덕에, 자리에 앉으면 사진 프레임 안에 들어온 기분이 든다.
인테리어는 세련됐는데 힘을 준 티가 안 난다. 테이블 간격이 여유로워서 아이가 부산스럽게 굴어도 옆 테이블 눈치가 덜하다.
그리고 아이가 홀에서 제일 좋아한 건 음식이 아니라 서빙로봇이었다. 접시를 싣고 테이블 사이를 스르륵 지나다니는 로봇을 보며 눈이 동그래졌다. 밥 먹으러 왔다가 뜻밖의 볼거리 하나를 챙긴 셈이다.
재미있는 건, 이날 한쪽 테이블에 소개팅으로 보이는 남녀 한 쌍이 앉아 있었다는 점이다. 은은한 조명에 테이블 간격이 넉넉하니 대화 소리가 옆으로 튈 걱정이 없다. 처음 만난 사이가 어색함을 풀기에 딱 좋은 자리라, 보고 있자니 고개가 끄덕여졌다. 가족 외식은 물론이고 조용히 대화 나누는 데이트나 소개팅 장소로도 손색없는 분위기다.
🍕 포르마지 — 화덕도우에 치즈, 그리고 꿀 (22,000원)

이 집의 핵심은 결국 화덕도우다. 테두리가 뭉게뭉게 부풀어 오르고 군데군데 까맣게 그을린 자국이 앉은, 나폴리식 도우. 겉은 쫄깃하고 안은 폭신한데, 씹을수록 쌀밥 같은 은근한 단맛이 올라온다. 토핑이 없어도 이 도우만으로 한 판을 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포르마지는 이름 그대로 치즈로 승부하는 피자다. 진하게 녹아내린 치즈 위에 곁들임이 두 가지 따라 나온다. 하나는 꿀, 다른 하나는 양파 맛이 은근히 도는 퓨레다.
첫째, 짭짤한 치즈 한 조각에 꿀을 살짝 찍으면 짠맛과 단맛이 한 번에 밀려온다. 둘째, 양파 퓨레를 얹으면 느끼함을 슬쩍 눌러주면서 감칠맛이 붙는다. 같은 피자를 두 가지 방식으로 먹는 재미가 쏠쏠했다.
🍝 아마트리치아나 — 새콤한 토마토에 부라타 한 덩이 (19,000원)

붉은 토마토소스에 스파게티를 버무리고, 그 위에 부라타 한 덩이를 통째로 올렸다. 포크로 부라타를 톡 터뜨리면 안에서 부드러운 크림이 흘러나와 토마토소스와 섞인다. 새콤하게 조인 소스가 부라타를 만나 한결 둥글어지는 지점이 이 파스타의 매력이다.
면은 알덴테보다 살짝 부드러운 쪽이라 아이도 무리 없이 먹을 만했다. 토마토 파스타를 좋아한다면 실패할 일이 없는 조합이다.
🥩 만조 — 스테이크 크림파스타, 9살의 최애 (22,000원)

‘만조(manzo)‘는 이탈리아어로 소고기라는 뜻. 이름값을 하려는 듯 구운 스테이크가 큼직하게 올라간다. 진한 크림소스에 스파게티를 감고, 그 위에 구운 아스파라거스와 치즈를 뿌렸다.
세 접시 중 9살 아이 젓가락이 가장 바쁘게 오간 게 바로 이 만조였다. 크림소스의 고소함이 아이 입맛에 딱 맞았던 모양이다. 어른 입장에서도 스테이크 한 점에 크림 면을 감아 먹으면, 자칫 밋밋할 뻔한 크림파스타를 스테이크가 구원해준다.
👦 아이랑 가기 좋은 집일까
9살과 함께라면 몇 가지가 궁금할 거다. 다녀온 입장에서 정리하면 이렇다.
- 주차 — 자체 주차장이 넉넉해 차 대는 스트레스가 없다.
- 메뉴 — 크림파스타처럼 아이가 부담 없이 먹을 접시가 있다. 화덕피자도 치즈 위주라 호불호가 적다.
- 공간 — 테이블 간격이 여유롭고, 서빙로봇이라는 뜻밖의 구경거리까지 있다.
매운 음식이 거의 없고 전반적으로 순한 편이라, 취학 전후 아이를 데려가도 무난하겠다 싶었다.
✍️ 세 접시, 그리고 다시 갈 이유
이날 시킨 건 포르마지 피자, 아마트리치아나, 만조 세 접시. 합이 63,000원이었다. 화덕도우의 완성도, 넉넉한 주차, 통창 홀의 개방감까지 묶어 보면 값이 아깝지 않았다.
세종에서 화덕피자 한 판 제대로 굽는 집을 찾는다면 피제리아무로는 꽤 괜찮은 답이다. 아이 데리고 가는 가족 외식은 물론, 조용히 대화 나누고 싶은 데이트나 소개팅 자리로도 자신 있게 권할 만하다. 다음엔 웨이팅을 감수하고서라도 다른 파스타를 마저 맛보러 갈 생각이다.
세종 금남면 화덕피자 피제리아무로 — 주소 세종특별자치시 금남면 장재리 388-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