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 삼동소바 세종점, 냉소바·우동·치즈카츠로 채운 주말 가족 점심
주말 점심 가족과 다녀온 세종 삼동소바 세종점 방문기. 자가제면 소바집의 웨이팅, 냉소바와 카키아게나베우동, 아이 입맛을 사로잡은 치즈카츠, 그리고 솔직히 내 입엔 안 맞았던 나고야미소나베까지 있는 그대로 적었다.
아이가 접시를 통째로 비우는 걸 보면 그날 외식은 성공이다. 지난 토요일 점심, 세종에 있는 삼동소바에서 아홉 살 아들이 치즈카츠 한 접시를 혼자 다 먹었다. 소문난 집이라기에 일부러 찾아간 길이었는데, 밥값이 아깝지 않았던 건 그 장면 하나로 이미 충분했다.
간판은 담백하다. 흰 벽에 森(수풀 삼) 한 글자, 그리고 ‘삼동소바’. 일본 가정집 같은 나무 격자와 어우러져 골목에서도 눈에 잘 들어온다.
⏳ 주말 점심의 웨이팅
문 앞 캐치테이블 화면에 숫자가 선명했다. 현재 웨이팅 15팀, 예상 32분. 주말 점심 피크라 각오는 했지만 생각보다 줄이 길었다. 실제로는 15분에서 30분 사이쯤 기다렸고, 화면 숫자만큼 오래 걸리진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인상이 좋았던 건 대기 공간이었다. 손님이 앉아서 기다릴 자리가 넉넉하게 마련돼 있어서, 아이를 데리고도 문밖에서 발 동동 구를 일이 없었다. 카카오톡으로 호출을 알려주니 근처에서 시간을 보내다 와도 된다.
평일에는 웨이팅이 없거나 조금만 기다리면 된다고 하니, 아이 데리고 여유 있게 가려면 평일 점심이 정답이다.
🍜 자가제면 소바집이라기에
자리에 앉아 벽을 보니 “삼동소바는 일본 에도시대부터 전해오는 전통 재단식 소바”라는 안내가 붙어 있었다. 면을 직접 뽑는 자가제면 집이라는 뜻이다. 메뉴판도 소바와 우동을 중심으로 정갈하게 짜여 있었다.

우리가 고른 건 메인 세 가지. 카키아게나베우동, 모듬카츠정식, 그리고 나고야미소나베. 사이드 없이 메인만 세 개인데 값은 4만 원 남짓 나왔다. 유명 맛집치고 과하지 않은, 적당한 수준이었다. 주문은 테이블마다 놓인 태블릿으로 하면 되니 아이가 보채도 눈치 볼 일이 없었다.
🧀 아홉 살이 접시를 비운 치즈카츠
모듬카츠정식이 오늘의 주인공이었다. 바삭하게 튀겨진 등심카츠 한쪽, 그리고 속에서 치즈가 주욱 늘어지는 치즈카츠가 나란히 담겨 나왔다.

치즈카츠를 한 조각 잘라 아이 접시에 놔줬더니, 그 뒤로는 손이 안 멈췄다. 결국 아홉 살짜리가 치즈카츠를 혼자 다 비웠다. 어른이 뺏어 먹을 새도 없었다. 아이 입맛에 이렇게 딱 맞는 메뉴는 오랜만이라, 옆에서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 냉소바와 우동, 무난하게 좋았다
모듬카츠정식에는 냉소바가 함께 나온다. 메밀면 위에 간 무와 와사비, 김을 올려 진한 간장 국물에 말아 먹는 방식이다. ‘우와’ 소리가 나올 정도의 감동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면발이 깔끔하고 맛있게 넘어갔다.

우동은 우리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다. 그래서 실패 확률이 가장 낮은 메뉴이기도 한데, 이 집 우동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어묵과 유부, 미역이 넉넉히 든 뜨끈한 국물이 깔끔했고, 국물 맛이 아이 입에도 잘 맞았다.

🍲 나고야미소나베는 솔직히
세 메뉴 중 하나쯤은 솔직하게 적어두는 게 맞겠다. 나고야미소나베는 이번에 처음 먹어봤는데, 내 입에는 잘 맞지 않았다.

굳이 비유하자면 우리나라 배추 된장국 같은 느낌이랄까. 미소가 된장이니 어찌 보면 당연한 결이지만, 그 익숙한 된장 향이 내가 기대한 일본식 나베의 맛과는 조금 달랐다. 취향을 많이 타는 메뉴 같으니, 진한 된장국 계열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오히려 반길 수도 있겠다.
🚗 다시 갈까
식당 안은 나무 골조와 격자창으로 꾸며져 일본 가정집에 온 듯 아늑했다. 주말 점심답게 아이를 동반한 가족 손님이 유난히 많았고, 셀프바에는 아이용 그릇과 가위까지 갖춰져 있어서 아이 데리고 온 입장에선 세심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차장은 아주 넓다. 다만 그만큼 차도 많으니 피크 시간엔 한 바퀴 돌 각오는 해두는 게 좋다. 소바나 우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아이와 함께 갈 곳을 찾는 가족이라면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우리 집 기준으로는 아이가 치즈카츠 한 접시를 비웠다는 것만으로 이미 재방문 이유가 생겼다.
세종에 갈 일이 있다면 위치는 아래 지도에서 확인하면 된다. 바로 열려면 네이버 지도로 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