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금저축 vs IRP, 세액공제 900만원 채우는 법

연금저축과 IRP는 둘 다 세액공제를 주지만 한도도, 운용 자유도도 다르다. 900만원을 끝까지 채우는 조합과 두 계좌의 결정적 차이를 정리했다.

aborts.403 · · 업데이트
연금저축 vs IRP, 세액공제 900만원 채우는 법

연말정산에서 가장 확실하게 세금을 돌려받는 길은 연금계좌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려 하면 연금저축IRP라는 비슷한 이름의 계좌 둘이 앞을 막는다. 둘 다 세액공제를 주는데 한도가 다르고, 담을 수 있는 상품도 다르다. 결론부터 말하면 둘을 합쳐 연 900만원까지 공제받는 것이 핵심이고, 그 900만원을 어떻게 나눠 담느냐가 이 글의 전부다.

💸 세액공제, 둘을 합쳐 900만원

연금저축의 세액공제 한도는 연 600만원이다. 여기에 IRP를 더하면 합산 한도가 연 900만원까지 올라간다. 거꾸로 IRP 하나로만 900만원을 채워도 되고, 연금저축 600만원 + IRP 300만원으로 채워도 결과는 같다.

한도를 채우는 조합은 자유지만, 합산 상한은 900만원으로 고정돼 있다.

돌려받는 금액은 소득에 따라 갈린다. 총급여 5,500만원 이하(종합소득 4,500만원 이하)라면 공제율이 16.5%, 그 위라면 13.2%다. 900만원을 다 채웠을 때 환급액은 이렇게 차이 난다.

연금계좌 900만원 납입 시 소득 구간별 세액공제 환급액 막대그래프

납입만 하면 시장이 오르든 내리든 받는 돈이다. 한 해에 148만 원을 확정으로 돌려받는 투자처는 흔치 않다. 노후 자금을 묶어두는 대가이긴 하지만, 어차피 장기로 굴릴 돈이라면 이 환급이 사실상 원금에 얹는 보너스 역할을 한다.

🔍 결정적 차이는 운용 자유도

세액공제만 보면 둘은 한 묶음처럼 보인다. 차이는 무엇을 담을 수 있느냐에서 드러난다.

구분연금저축IRP
세액공제 한도600만원(연금저축 합산) 900만원
가입 자격누구나소득이 있는 사람
위험자산 한도100% 가능70%까지 (안전자산 30% 의무)
담을 수 있는 상품펀드·ETF펀드·ETF·예금·채권 등
중도인출비교적 자유사유 제한 엄격

가장 크게 갈리는 지점은 위험자산 비중이다. 연금저축은 주식형 ETF를 100% 담을 수 있다. 반면 IRP는 주식형처럼 위험으로 분류되는 자산을 70%까지만 채울 수 있고, 나머지 30%는 예금이나 채권형 같은 안전자산으로 채워야 한다.

그래서 미국 S&P500이나 한국판 SCHD 같은 주식형 ETF로 공격적으로 굴리고 싶다면 연금저축의 한도부터 채우는 편이 유리하다. 같은 상품을 두고도 한국판 SCHD가 연금계좌에서 세금 면에서 빛나는 이유는 따로 정리해 두었다.

🧩 900만원 채우는 현실적인 조합

대부분의 직장인에게 가장 무난한 순서는 이렇다.

  1. 연금저축에 600만원 — 주식형 ETF로 공격적으로 굴린다.
  2. IRP에 300만원 — 안전자산 30% 의무를 채우는 김에 채권형·예금을 섞는다.

이렇게 하면 900만원 한도를 다 쓰면서, 비중 규제가 없는 연금저축에서 주식 비중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반대로 한 계좌만 쓰고 싶다면 IRP 하나로 900만원을 채워도 공제액은 똑같다. 다만 IRP의 70% 규제 때문에 주식 비중이 자동으로 깎인다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공제 한도를 채우는 건 IRP가 맡고, 공격적인 운용은 연금저축이 맡는다 — 이 분업이 핵심이다.

🏷️ 연금저축이라고 다 같지 않다

한 가지 함정이 있다. 같은 연금저축이라도 증권사에서 여는 연금저축펀드와 보험사에서 파는 연금저축보험은 완전히 다른 상품이다. 세액공제 혜택은 똑같지만, 굴러가는 방식과 비용이 갈린다.

연금저축보험은 공시이율로 굴러가 수익률이 낮은 편이고, 초기 사업비가 빠져나가 중도 해지 때 원금 손실이 크다. 반면 연금저축펀드는 내가 ETF·펀드를 직접 골라 담아 장기 수익률을 끌어올릴 수 있다. 세액공제만 보고 창구에서 권하는 대로 보험형에 가입했다가 몇 년 뒤 수익률에 실망하는 경우가 흔하다. 직접 굴릴 생각이라면 증권사 연금저축펀드로 여는 편이 낫다.

⏳ 묶이는 돈이라는 점은 잊지 말 것

연금계좌의 세액공제는 공짜가 아니다. 만 55세 이후 연금으로 받는다는 약속의 대가다. 그전에 깨면 그동안 받은 세액공제와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 16.5%가 붙는다. 돌려받은 148만 원을 도로 토해내는 구조라, 중간에 해지하면 안 쓰느니만 못한 경우가 생긴다.

연금으로 받을 때는 세금이 크게 줄어든다. 만 55세 이후 10년 이상에 걸쳐 나눠 받으면 연금소득세 3.3~5.5%만 부담한다. 단, 연간 사적연금 수령액이 1,500만원을 넘으면 종합과세 대상이 되거나 16.5% 분리과세를 선택해야 하니, 수령 시점의 설계도 미리 그려둘 가치가 있다.

이미 회사에서 굴리는 퇴직연금이 있다면 DB형과 DC형의 차이부터 짚어두는 편이 전체 그림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회사 퇴직연금이 큰 골격이라면, 연금저축·IRP는 내가 직접 추가로 쌓는 절세 칸이다.

✅ 정리 체크포인트

  • 세액공제 합산 한도는 900만원, 연금저축만으로는 600만원까지.
  • 환급액은 소득에 따라 1,485,000원 또는 1,188,000원.
  • 주식 비중을 높이려면 연금저축부터, 한도를 마저 채울 땐 IRP.
  • 중도해지는 16.5% 추징 — 55세까지 묶을 돈만 넣는다.

세액공제는 매년 반복되는 확정 수익이다. 한도를 절반만 쓰고 있었다면, 남은 칸을 채우는 것만으로 내년 연말정산 결과가 달라진다. 투자 판단과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관련 글